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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4 골목식당을 보면서 내가 하는 생각들

백종원의 골목식당 둔촌동 편을 보고 초밥이 먹고 싶어서 무작정 집근처 초밥집을 찾아갔다.

오늘 교회에서 새로운 교역자가 한명 오는 것으로 결정됐다. 새로운 집을 구하는데 내 집을 쓰는 것이 어떠냐는 말이 나왔다. 뭐 아직 한달 넘게 시간이 남아있지만, 이제 정말 가는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이미 떠나는 것이 정해져 있는 상황이니 딱히 불만은 없다. 목사가 되고 처음 교회를 옮기게 된다. 전도사때랑 느낌이 약간 다르달까? 여러가지 불리한 조건들도 있는 상황이라, 다음 사역지가 구해질지 불안한 마음도 있고, 지금 상황이 그닥 넉넉한 것도 아니어서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한다. 

마음 같아서는 개척을 하고 싶은데, 뭔가 자신감이 많이 다운된 상태라 잘 해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마음에 망설임이 앞선다. 결혼할 사람이 있을 때는 이런 머뭇거림이 그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내가 그냥 겁이 많은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무엇보다 개척을 하고 '나는 어떤 교회가 하고 싶은 것인가'라는 물음에 아직 답을 내리지 못했다. 예전에 블로그에 내가 생각하는 교회의 모습에 대한 그림들을 많이 그렸었는데, 구구절절이 옳은 말들일지는 모르지만, 지금보면 뭔가 알맹이가 빠져있다. 마치 초보 식당 사장이 머릿속에서 생각으로만 만들어놓은 메뉴처럼.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자주 보는데, 볼 때마다 나는 교회에 대한 내 생각들을 점검하게 된다. 몇몇 충격적인 에피소드들이 있었다. 대전 청년구단 햄버거집 에피소드가 그 중에 하나일 것 같다. 그때 어른들이 좋아할 거라고 만들어놓았던 한식이 가미된 떡갈비 버거가 백종원의 케챱 마요네즈 바른 기본버거에 참패하는 모습을 봤다. 그때 백종원은 그 메뉴가 사장님들의 머릿속에서 만든 메뉴라고 했다. 어른이라는 대상에 대한 그들의 편견으로 범벅되어 있는 버거라는 뜻이겠다.

전에 사역하던 교회 청년들을 가끔 만날 경우들이 있는데, 전에 한 친구를 만나서 내가 앞으로 할 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 때 나는 지금 교회에 예배가 너무 많다고, 주일에 예배를 한번만 드리는 교회를 할거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 친구가 "1주일에 한번이나 드려요?"라고 했다. 생각해보니 그 친구는 원래 교회를 일주일에 한번 나온다. 청년의 힘든 삶을 이해한다고 했지만, 내 시각은 일주일에 몇일씩 나와서 교사하고 임원단하는 내가 자주보는 청년들의 삶에 맞춰져 있었던 것 같다. 원래 1주일에 한번 나오면서 힘들어 하는 친구에게 교회에 예배가 너무 많아서 성도들이 힘들다고 1주일에 한번만 예배 드릴거라고 했으니, 얼마나 내 머릿속에서만 만들어진 교회의 그림인가? 

그렇게 머릿속에 있던 이상적인 교회에 대한 자신감이 줄어들면서 점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보다는, 지금껏 해온데에는 이유가 있겠지라며 이해하고 현상유지를 하려는 성향이 강해졌다. 특히나 연세대에서 끊임없이 질책을 받았던 기억 때문에 자신감이 더 다운된 것 같다. 현상을 유지하고 싶은만큼 살만해졌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내 사역에는 현장이 없다. 목회보다는 신학에 특화되어 있는 공부 위주의 삶을 살았던 이유일 것이다. 물론 그 시간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지만, 목회를 하는 데 있어서 그다지 어드벤티지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음 사역은 어디로 가게 될까? 어디로 가든, 지금 떨어져 있는 자신감을 회복시킬 수 있는 기회들이 있길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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